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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골프 선수 84명, 부산서 때아닌 무더기 격리 - 문화일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정상급 선수 30명을 포함한 여자 프로 골프 선수 84명이 지난 18일 오후부터 24일 오후까지 격리 생활에 들어갔다.

이들은 오는 21일부터 나흘 동안 부산 LPGA 인터내셔널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선수들이다.

18일 오후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 체크인한 이들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호텔과 대회장 밖으로는 한발도 내디딜 수 없다는 지침을 받았다.

이른바 ‘버블’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대회 참가 선수는 외부인과 접촉을 원천봉쇄한 것이다.

미국에서 건너온 선수들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자마자 곧바로 전용 리무진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달려와 호텔 체크인과 함께 격리에 들어갔다.

국내에 머물던 선수들은 각자 자가용 자동차로 호텔까지는 왔지만, 호텔 체크인을 마친 그 순간부터 호텔 밖으로는 나갈 수 없게 됐다.

호텔 체크인 절차에는 코로나19 검사가 포함됐다. 검사를 받지 않으면 체크인한 게 아니라서 호텔 방에 들어갈 수 없다.

한 선수는 호텔 방에서 짐을 풀다가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에 두고 온 물건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차장에 다녀오려 했지만, 허락을 받지 못했다.

이들은 모두 저녁 식사를 방마다 배달된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호텔에 머무는 동안에는 방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게 지침이다. 동료가 머무는 옆 방을 방문하는 것도 금지됐다.

캐디, 경기위원, 그리고 대회 필수 요원도 이 호텔에서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캐디가 가족이면 같은 방에서 함께 지낼 수 있다. 아버지가 캐디를 맡은 박현경(21)이나 남편을 캐디로 대동한 박인비(33) 등은 ‘나홀로 격리’는 모면했다.


19일부터 선수, 캐디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제공하는 차량을 이용해서만 대회장을 오간다. 다른 교통편 이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회장에서도 선수와 캐디 등은 ‘버블’ 속에서만 머물러야 한다.

갤러리가 허용되지 않았으나, 대회장 곳곳에서 활동하는 지원 인력과 접촉은 차단된다.

어쩌다 마주치더라도 5m 거리를 둬야 한다.

국내 선수들은 24일 최종일 시상식이 끝나면 이런 단체 격리 생활에서 풀려난다.

그러나 미국에서 건너온 선수들은 버스로 인천공항까지 이동,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 격리가 이어진다.

호텔이나 대회장에서 방역 지침을 위반하면 처음은 경고를 주고 두 번째는 퇴출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치러지는 대회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불만이 없지 않다.

올해 치러진 KLPGA투어 대회에 LPGA투어가 주 무대인 선수들이 자주, 그리고 많이 출전했어도 이런 엄격한 ‘버블’을 가동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사실 미국은 코로나19 방역에서는 한국보다 많이 뒤진다. 방역 선진국에서 와서 너무 유난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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