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스케치 분석과 AI 학습능력 합작
18개월 걸려 완성…고향 본에서 연주회
18개월 걸려 완성…고향 본에서 연주회
인공지능이 작곡한 ‘교향곡 10번’을 초연하는 본베토벤오스케스트라. 디르크 카프탄의 지휘 아래 18가지의 악기와 57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올랐다. 도이체텔레콤 제공
베토벤이 남긴 10번 교향곡 스케치의 일부. 베토벤박물관/더 컨버세이션
관현악곡으로 편성해 악기 배정까지 베토벤이 남긴 스케치를 토대로 10번 교향곡을 완성하려던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1988년 음악학자 배리 쿠퍼는 1악장을 만드는 데서 멈추고 말았다. 베토벤이 남긴 것이 워낙 적어 그 이상 진전시킬 수가 없었다고 한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으로 기획한 이번 복원작업에선 인공지능의 능력에 힘입어 3악장과 4악장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도이체텔레콤이 2019년 초 마티아스 뢰더 카라얀연구소 소장에게 작업을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뢰더 소장은 음악학자와 작곡가, 인공지능 전문가 등으로 프로젝트팀을 구성했다.
베토벤 초상화(1820). 위키미디어 코먼스
2019년 11월의 첫 시험연주회. 아메드 엘가말 제공/더 컨버세이션
전문가들도 원곡과 인공지능 파트 구분 못해 프로젝트팀은 2019년 11월 언론인, 음악 연구자, 베토벤 전문가들을 초대해 인공지능이 작곡한 10번 교향곡의 첫 결과물을 피아노 연주로 들려주면서 베토벤 어느 부분이 원곡이고, 어느 부분이 인공지능 파트인지 구분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참석자 누구도 이를 구별해내지 못했다고 한다. 현악4중주 악보로 바꿔 실시한 테스트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_______
예술 인공지능은 새로운 방식의 표현 도구 이번 작업에 참여한 럿거스대의 아메드 엘가말 예술과인공지능연구소 소장은 과학자 미디어 ‘더 컨버세이션’ 기고문에서 “모든 면에서 베토벤의 천재성이 드러났고, 이것이 우리를 더 채찍질했다”며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인공지능도 일을 더 잘해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팀은 18개월의 작업 끝에 각각 20분이 넘는 2개의 악장을 완성했다. 인공지능의 예술 작업은 언제나 논란을 부른다. 엘가말 교수는 인공지능이 예술 창작 과정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 “인공지능은 예술가의 대체물이 아니라 예술가가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베토벤한테서 열심히 작곡법을 사사한 학생에 비유했다. 교향곡 10번은 작고한 스승 베토벤으로부터 바통을 물려받은 음악 학도의 데뷔곡일까?
연주가 끝난 뒤 무대에서 열린 토론회. 도이체텔레콤 제공
“이건 베토벤이 아니다” VS “베토벤의 본질을 찾았다” 연주회 후 현장에서 열린 토크쇼에서 인공지능 교향곡의 의미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벌어졌다. 도이체텔레콤에 따르면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카프탄은 “인공지능이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이건 베토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곡가 월터 베르조와는 다른 의견을 냈다. 그는 “인공지능은 객관적이며 베토벤의 순수한 본질을 찾았다. 베토벤의 정신이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유명 프로그래머 아야 자프는 칭찬과 비판 모두 정당하다고 생각하며 비판의 근거는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오늘 들은 것은 역사의 한 조각”이라고 덧붙였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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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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