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트 감독 "김광현, 감 잡은 듯"…"구속 올랐지만 제구는 아직" - 연합뉴스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서 긍정적 신호…직구 시속 90마일 넘겨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비록 여전히 마운드 위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미국 현지 언론들도 인정했다.

김광현은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총 2⅓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의 올해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이다.

지난 4일 뉴욕 메츠전에서 두 차례 마운드를 오르내리며 ⅔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고전했던 김광현은 이날도 두 번 마운드에 올랐다.

1회초 ⅔이닝 만에 4실점으로 강판당했던 김광현은 2회초 시작과 함께 다시 등판해 3회초 2아웃까지 1⅔이닝을 실점 없이 더 던졌다.

교체된 투수를 다시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첫 이닝을 미처 끝내지 못하고 교체된 뒤, 김광현은 더그아웃에서 작년 잘했을 때를 돌아보며 밸런스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 덕분에 다시 등판했을 때는 더 나은 투구를 펼쳤다.

MLB닷컴은 "다시 돌아왔을 때 그는 더 김광현다웠다"며 "1회초 고전했던 투수가 아닌 2020년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때의 모습이었다"고 묘사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도 "교체 이후 'KK'(김광현의 별명)는 리듬을 잡은 것처럼 보였다. 더욱 그의 모습에 가까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광현은 1회초 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27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2회초에는 11구로 깔끔하게 끝냈고, 3회초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데 10개의 공을 던졌다.

김광현은 4일 메츠전을 마치고 구속에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당시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87.9마일(141.5㎞)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날은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88.8마일(142.9㎞)로 올랐고, 최고 91.2마일(146.8㎞)을 찍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김광현의 구속은 지난주에는 낮았으나 이날 몇 차례 시속 90마일을 넘겼다. 하지만 제구는 그의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MLB닷컴은 "김광현이 스스로 계획한 과정에 맞춰 구속을 끌어올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광현은 경기 후 "만족하진 못하지만, 저번 경기보다 나았다는 점에서 다음 경기에 더 좋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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