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트렌드에 관심이 없다면 지하철 승강장을 생각할 수 있다. 윈도와 같은 운영체제, SNS, 다이빙 준비대 등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플랫폼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처럼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
최근 IT 첨단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비즈니스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우버,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인 사례다. 글로벌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을 살펴보면, 2009년에는 플랫폼 기업의 수가 2개(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불과했으나 2019년에는 7개(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로 급격히 늘어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에너지, 제조업, 유통, 금융 등 전통적인 대기업들이 상위권을 주름잡았던 모습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다. 경영학계에서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플랫폼 전략론의 석학인 마셜 밴 앨스타인, 제프리 파커, 상지트 폴 초더리 등 3명은 “수년간 지배해온 ‘파이프라인(pipeline)’ 기업 시장에 플랫폼 기업이 진입하면 십중팔구 플랫폼 기업이 승리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산업 방식인 파이프라인은 한쪽 끝에는 생산자가, 반대편 끝에는 소비자가 있는 단선적 구조다. 플랫폼에도 생산자와 소비자가 존재하지만, 때에 따라 생산자와 소비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참여자가 존재해 보다 역동적이고 다면적인 모습을 보인다.파이프라인 비즈니스는 공급 중심 규모 경제로 단위 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경쟁자보다 더 싼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플랫폼은 참여자 간에 거래 규칙만 있을 뿐 거래·상호작용 여부는 참여자가 결정한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플랫폼의 가치는 더 커지며, 큰 가치를 제공하는 플랫폼에는 더 많은 참여자가 몰려들어 규모는 더 커진다. 이를 네트워크 효과라 한다. 플랫폼이 가치를 제공하면 규모는 자동으로 커진다.
플랫폼은 플랫폼 소유자와 사용자, 공급자로 구성된다. 우버를 예로 들면 플랫폼 소유자인 우버, 택시를 쉽게 이용하고 싶은 사용자, 유휴 차량을 이용해 돈을 벌고 싶은 서비스 공급자로 구성되는 셈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일반적으로 소수 플랫폼이 시장을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 신용카드 플랫폼에서 비자나 마스터카드가 좋은 예다. 대다수 사용자가 하나의 플랫폼에 의존하기 때문에 오너의 영향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도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성공한 플랫폼 기업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 시장을 지배할 플랫폼 오너는 아직 나오지 못한 상태다. 디지털 시대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글로벌 플랫폼 오너 기업을 배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 시대의 새로운 경영 전략,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 다양한 정부의 지원 등이 필요하다. 우리의 사업 환경과 각종 규제가 여전히 파이프라인 시대에 머물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9호 (2020.07.29~08.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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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7, 2020 at 08:2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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