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품격비즈니스] (17) 종교가 기업의 직급체계에 영향을 주었다고? -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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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공무원 직급체계는 어디서 유래되었을까요? 1급~9급 공무원 직급체계는 정(종) 1품~9품의 조선시대 관리들의 직급체계와 매우 유사한 싱크로율을 보입니다. 21세기 우리 정부기관의 공무원 직급체계는 조선시대 유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한국 기업들이 영·미계 기업 조직체계를 도입하고, 그 결과 과거에 비해 조직구조가 매우 단순화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보다 더 단순화된 직급체계, 수평적 조직문화 및 호칭체계를 오래 전부터 도입, 정착한 유럽 및 앵글로색슨계 다국적기업들의 조직문화를 한번 생각해 보시죠. 과연 어떠한 측면에서 어떤 영향을 받으며 형성된 것일까요?

우리 공무원 조직과 직급체계가 유교제도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유럽과 앵글로색슨계 기업들의 조직문화는 중세 종교전통과 유사한 조직문화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 정통 가톨릭 구교냐, 프로테스탄트 신교 전통이냐에 따라 그 안에서도 확연한 차이는 있습니다.

정통 가톨릭의 영향을 받은 남유럽 국가들, 예로 프랑스를 한번 살펴볼까요? 남유럽의 가톨릭 교회들은 최고수장인 교황으로부터 성직자들이 계층적 구조를 통하여 관리되는 ‘하향식’ 운영구조입니다. 성직자 계층제는 로마 신분제도와 중세의 봉건제도에 상응하는 계층제도가 가톨릭에 이식되어, 교황을 정점으로, ‘사교·사제·조제’를 그 아래 두는 계층적 성직제가 구축되었고, 성직자의 품계는 ‘로마교황·추기경·대주교·주교·부주교·보좌주교·몬시뇰·사제·부제’등으로 매우 계층적으로 세분화됩니다.

이런 전통에 영향을 받은 프랑스 등 남유럽국가의 기업들은 학력, 경력, 연륜 등을 인정하는 다양한 직급체계가 발달하여 이들 국가의 기업들 조직구조는 약 10여 단계로 세분화됩니다. 프랑스의 전통적 기업의 직급체계는 ‘회장·부회장·임원(directeur général)·cadre dirigeant·cadre-directeur de département·chef de département·adjoint·chef de projet·assistant·employé”순으로 매우 다층적이고 복잡한 직급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지요. 직급체계 외에, 일곱 가지 의식절차를 중시하는 가톨릭 종교문화는 비즈니스 문화에도 그 영향을 끼쳐서 ‘의전’을 신교문화의 기업들에 비해 매우 중시하는 편입니다.

반면, 기존 특권층이던 가톨릭 성직자 계급의 부패와 타락을 비판하며 종교개혁운동을 통해 탄생한 프로테스탄트(신교)는 모든 기독교인은 동등한 권리를 가지게 되며, 만인이 사제라는 ‘만인사제주의’ 사상이 보편화됩니다. 이로써, 교회 내 성직자와 평신도의 계급적 구별이 사라지고, 단지 ‘직분’에 따른 역할의 차이만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렇게 성직자와 평신도의 절대적 계급이 없어지고, 누구나 절대자 하느님과 교통할 수 있다는 신교문화는 기업에 있어서도 단순하고 평등한 수평적 직급체계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었습니다.

영미와 북유럽의 프로테스탄트(신교) 문화에 속하는 기업들은 앞서 본, 가톨릭(구교)과 달리, 신도들이 선출한 대표들인 목사와 장로들이 교회를 다스리는 ‘상향식’ 운영구조를 가지게 되었으며 목사, 장로, 집사, 교사 등은 위계중심이 아니라 ‘직책’ 중심으로 교회운영에 복무하며 조직구조가 매우 단순화되었습니다.

이런 프로테스탄트 종교문화의 영향을 받은 영·미계 기업들은 그 기업규모나 조직문화에 따라 계층적 구조는 차이는 있습니다만, 직급체계는 대략 4~5단계(회장/사장·임원·매니저·사원) 정도로 한국과 프랑스의 기업들의 직급체계에 비해, 아주 단순한 계층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문화와 조직체계가 유교와 가톨릭, 프로테스탄트와 같은 종교적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이런 배경과 이해를 바탕으로 여러분들 각자 조직 안에서 경쟁력을 높이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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