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월 선행 PER 13배 위로…8월 이후 4개월만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코스피가 연일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며 2,800선 고지를 가시권에 둔 가운데 시장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지표도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선 가파른 주가 상승에 대해 경계감을 유지하면서도 과거 잣대에 머물러 시장 과열을 판단할 필요는 없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02배로, 지난 8월 중순(13.15배)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13배 위로 올라섰다.
PER는 1주당 올린 순이익에 견줘 현재 주가가 얼마나 비싼 시세로 거래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주식의 평가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잣대로 흔히 쓰인다.
지난 8월과 최근 수치를 제외하면 과거 12개월 선행 PER가 13배보다 높았던 적은 2000년 정보기술(IT)주 버블 시기(2000년 6월 20.1배)가 유일하다.
증권가에선 최근 코스피의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전반적으로 과열됐는지 판단에 대해선 신중한 견해를 보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주가매출비율(PSR)까지 모두 급등했다면 과열로 해석할 수 있지만, 지금은 PER만 급등한 상태"라며 "코스피 이익률이 역사적 바닥권이거나 애널리스트의 이익 추정치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코스피가 큰 저항 없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향후 기업이익 증가에 대한 확신보다는 과거에 비해 높은 PER를 적용할 수 있다는 시장의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식에 붙는 위험할증(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졌기 때문에 과거의 평가 잣대로 시장을 판단해선 안 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에 한국 국가위험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계산한 한국 주식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11월 말 기준 5.0%로 2005년 이후 최저치"라며 "한국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이어서 주식 외 다른 대안 투자처가 많지 않은 데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 위험회피 성향이 줄면서 주식에 붙는 위험할증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선이 달라진 점도 한국 주식의 평가가치 기준 상향을 합리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시각도 여전히 많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11월 이후 나타난 코스피 랠리는 유동성 장세의 성격이 짙으며 위험자산 선호 환경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이라며 "현 주식시장의 색깔은 기업이익 전망치 컨센서스가 상향되고 밸류에이션은 낮아진 2017년과는 다르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p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12/13 07: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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